저자: 박차오름 (연세대학교 통일학협동과정 ), 부승찬 (연세대학교 통일학협동과정 )

최근 북한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안전보장이 전 세계적 관심사라고 언급하며 (리효진, 2019), 국가 간 ‘새로운 전선’이 되고 있는 사이버 공간에 대한 대응으로 사이버 안보전략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했다(김광명, 2019). 이는 열악한 대내 외 환경에도 사이버 전력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북한의 비대칭성을 지적한 것 (김인수·KMARMA, 2015; 김흥광, 2011; 임종인 외, 2014; 황지환, 2017)에서 한 걸음 더 나아 간 새로운 상황인식이다. 이러한 상황인식은 결국 북한의 사이버 안보전략으로의 학술적, 정책적 접근을 요하나 관련 논의는 사실상 부재하다. 그렇다면 북한 은 사이버 안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어떠한 상(像)을 그려 나가고 있는가?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따른 자료 접근 제한으로 북한의 사이버 안보전략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간접적이며 유추에 의존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발표된 중국의 사이버 안보전략은 북한의 사이버 능력을 분석하고, 사이버 안보전략을 전망하는 데 주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복수의 연구에서 밝히듯이 사이버 영 역에서의 북·중 협력과 의존관계의 중요도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임종인 외, 2014: 31-34; 차정미·박차오름, 2019: 302; 황지환, 2017: 152).

특히 연구진행에서 사이버 영역에서의 ‘공격능력’에 집중한 권위주의 체제의 특수성에 대한 접근뿐만 아니라 ‘방어능력’에 초점을 두고 있는 보편성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물론 권위주의 체제의 정책결정이 다른 체제에 비해 비밀리에 결정돼 명확하게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Geddes et al., 2018) 특 수성과 보편성을 함께 고려할 때, 보다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중국의 사이버 안보전략에서 정체성과 인식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향후 북한이 수립할 혹은 이미 존재하는 사이버 안보전략에 대해 고찰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체성에 해당하는 유형 정체성, 역할 정체성과 이에 상응하는 인식으로 위협인식과 기회인식을 통해 분석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접근은 안보학 이론의 구성주의 관점에 따른 것으로, 행위자의 정체성과 인식에 따른 행위 원인과 동기에 대한 고찰을 목적으로 함과 동시에 행위자의 본질적인 의도에 접근하기 위한 ‘관념변수’를 이용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적합하다. 연구의 논리 전개상 우선 안보학 이론의 사이버 안보전략에 대한 시각과 특징을 알아보고 정체성과 인식의 상관관계를 유형화할 것이다. 다음으로 유형화한 결과를 토대로 중국의 사이버 안보전략을 분석한 후, 이를 북한에 적용해 북한의 사이버 능력과 사이버 안보전략에 대한 전망을 제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분석 결과를 요약한 다음, 정체성과 인식을 통한 사이버 안보전략에 대한 연구 의의와 향후 북한의 사이버 안보전략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