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문경연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본 연구는 중국에서 대만으로 결혼이주를 해 온 이주자들의 이주 동기와 결혼 생활을 통해 중국-대만 간 결혼의 역사를 고찰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이 역사를 고찰하는 일은 한 집단으로 범주화된 이주자 집단이 실제로는 이주 동기와 결혼 생활에 따라 여러 경향성을 지님을 가정한다. 그리고 결혼이주에 역사성을 도입함으로써 결혼이주자들의 목적지와 출신지의 관계 흐름이 결혼이주자들의 삶과 이주 경험 속에서 드러남을 알아보려 한다.
이주자들은 경계를 넘을 때 자신의 문화적 배경을 간직한 채 목적국으로 향한다. 특히 결혼이주의 경우 법-제도상으로 목적국에서 결혼을 하여 정착할 것임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결혼이주자들은 출신국 문화 배경은 차치하고 목적국의 문화를 우선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강요당했다. 이에 결혼이주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결혼이주자들의 출신 문화 배경은 매우 중요하며, 이주 동기 또한 이주자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함을 주장해 왔다(김현미, 2006; 김현미 외, 2008; 김혜순, 2014; 문경연, 2011; 박미정 외, 2015; 이용승, 2014; 이해응, 2014; 이희영, 2012; 한건수, 2006).
또한 이러한 결혼이주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두 가지 특징을 더 강조해 왔다. 첫 번째 특징으로는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주로 이주의 방식으로 결혼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혼이주의 젠더적 측면들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결혼이주가 이주의 여성화(Feminization of Migration)의 한 현상(김현미, 2006; 정현주, 2008; Oishi, 2008)임을 인식하고, 이 결혼이주의 특징으로 목적국(수용국)의 남성과 출신국의 여성을 연결하는 중개업과 상업화된 결혼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관점에서 여성들의 결혼이주로 인한 목적국 내에서의 새로운 젠더, 부부, 가족관계의 협상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김이선 외, 2006; 설동훈 외, 2006; 이혜경 외, 2006; 한건수,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