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사람들이 동남아시아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효과이기도 하겠지만, 과거 월남전(베트남전쟁)과 발리, 세부, 푸켓과 같은 관광지로만 알려져 있던 동남아시아가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이 급속도로 증가하여 이들과의 교역량은 이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아지게 되었고, 베트남에 4,000여 개, 인도네시아에 2,000여 개의 국내 기업이 진출하는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KOTRA 해외시장뉴스, 2020).
동티모르를 제외한 동남아시아 10개국이 모인 아세안(ASEAN)은 인구 6억 5,000만 명으로 인구 5억 명 남짓인 유럽연합(EU)보다 규모가 크며, 경제성장률 연평균 5% 정도를 꾸준히 기록하여 현재 국내총생산(GDP)이 3조 달러를 넘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동남아시아는 한국 경제가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더구나 2018년 6월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곳도 동남아시아의 싱가포르였고, 2019년 2월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곳도 동남아시아의 베트남이 어서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이 지역에 집중되었다. 동남아시아는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 장소로 선택할 만큼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 된 것이다. 관광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으로도 동남아시아는 실로 뜨거운 지역,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이처럼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에 대해 한국의 학자(한국인 학자와 한국에서 연구한 외국인 학자)들은 어떤 연구를 얼마나 많이 제공해 왔을까? 최근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학자들의 관심도 높아졌을까? 이 지역 연구 동향이나 풍토에 있어서 어떤 점이 아쉽고,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까? 안청시와 전제성이 엮은 『한국의 동남아시아 연구: 역사, 현황 및 분석』은 이런 질문들에 대해 답을 제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