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연구의 바람직한 방향은 인문학적 지역연구와 사회과학적 지역연구의 학제적 통섭, 순수 기초 연구와 응용 정책 연구의 유기적 연계성, 국내적 연구와 국제관계적 연구의 체계적 시각 정립일 것이다. 그러나 2005년 이후 본격화된 한국의 중앙아시아 연구는 아직 역사가 일천하여 위의 기준에서 보면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첫째, 최근의 많은 연구들이 스탄국가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스탄국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주로 사회과학 배경 연구, 스탄 외 국가들에 대한 연구는 주로 인문학 배경 연구로 편중되어 있다. 또한 학제적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둘째, 최근의 연구 지원 동향을 보면 순수 기초 연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 특히 중앙아시아사 연구에 집중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중앙아시아 지역의 내적 연관성을 모색하는 연구가 부족하다. 중앙아시아의 지리적 개념이 매우 모호하고 국내 학자 간 합의가 부족한 상황을 감안하면 서투르키스탄 연구자와 동투르키스탄 연구자들 사이의 소통이 시급하다. 넷째, 몽골연구에 비해 위구르·티벳 연구가 급감하고 있어 이 지역 연구의 지속가능성이 염려된다. 다섯째, 스탄국가의 경우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연구는 사실상 걸음마 단계에 있다. 여섯째, 1차 전문 연구자의 양성이 시급하다. 특히 스탄국가들의 경우 러시아 연구자들이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대학원에서도 중앙아시아 학위과정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바람직한 연구방향으로 세 가지를 제언할 수 있다. 첫째, 독립 후 중앙아시아 지역은 개인적ㆍ민족적ㆍ국가적 정체성의 급격한 변화와 재구성의 과정 속에 있다. 정체성을 키워드로 삼아,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다종교ㆍ다문화ㆍ다민족이 공존하면서 그려내는 복합적, 중첩적 정체성의 전체적 지형도를 그려내는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중앙아시아 지역연구를 위한 공통의 목적 아래 각 학문 분과의 통합보다는 각 학문 분과의 개별적 특성을 존중하고 그것을 심화하며, 공존하게 함으로써 중앙아시아 지역연구의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셋째, 중앙아시아 연구가 스탄국가에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역사적으로 보아 중앙아시아의 지리적 개념은 민족적으로 동투르크인, 동이란인, 몽골족의 분포에 모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현대 지정학적 관점에서도 스탄 공화국들과 신장과 아프가니스탄을 중앙아시아의 문명 지대의 핵심 지역으로 하고 여기에 이란의 호라산 지역, 파키스탄의 북부지역, 러시아의 타타르스탄 지역, 인도의 라자스탄에서 아그라에 이르는 지역이 포함하는 대중앙아시아 개념을 엄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위에서 제시한 정체성 중심의 연구와 학제적 연구 지향도 이러한 포괄적인 지리적 개념 하에서의 내적 연관성 모색에 기초하지 않으면 그 결실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