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쿨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서로 의존하는 거대한 생태계의 일부다. 이 생태계는 지구에 존재하는 대기와 해양, 담수, 암석, 토양 등의 무생물적 요소와 상호작용하면서 상호의존한다.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유전자와 개체군, 종, 기능군, 군집, 경관 단위의 다양한 생명체들의 조합을 넓은 의미에서 생물다양성이라 부른다. 생물다양성은 인간에게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한다(Diaz et al., 2006; 육근형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ldlife Fund)의 『지구생명보고서 2020(LPR: Living Planet Report 2020)』에 따르면, 1970년 이래 5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전 세계 포유류와 조류, 양서류, 파충류, 어류 개체군의 크기가 2/3 정도 감소했다. 세계자연기금과 런던동물학회(ZSL: Zoological Society of London)가 지구생명지수를 활용해서 분석한 결과 1970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 척추동물 개체군 크기가 평균 68% 감소했다고 한다(세계자연기금·런던동물학회, 2020). 이러한 변화를 통해 종다양성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원 다양성이 저하된 것도 큰 문제다(이현우 외, 2011). 지구 생물다양성의 절멸은 결국 같은 지구 부양체계 안에 속한 인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생태계 내 생물종들은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되어 존재하기 때문에 생태계 내 생물다양성이 유지되지 못한다면 살아남은 생물종 또한 결국은 멸종된 생물종과의 관계망 단절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쿨란·윤순진, 2016).

절멸한 유전자와 종, 그들로 구성되는 생태계를 다시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물다양성이 빚어내는 생태계서비스를 인위적으로 만들 수도 없다. 생물다양성은 생물의 공존을 의미한다. 공존하는 종들 간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 생태계서비스는 인간의 건강, 자원 공급, 활동의 자유, 사회적 안정성 등 인간의 생존과 인간사회의 안전에 필수적이다(강혜순, 2015). 국제 사회나 국가 차원에서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어 멸종에 이를 수 있다(쿨란·윤순진, 2016). 다양한 개발행위로서식지가 감소하고 현재의 서식지 기능도 약화된다면 생물종 다양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강희찬 외, 2015).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그동안 국가와 국제 사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전 세계적으로 생물종 다양성 보전을 모든 사회 구성원이나 지구인의 의무임을 강조하면서, 협약과 법률로 생물종 다양성 감소를 억제하거나 다양한 보호 활동을 추진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종 보호에 있어 국가 역할 못지않게 사회 구성원들의 실천도 중요하기에 사회구성원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여 함께 보호하려는 노력 또한 진행되어 왔다. 환경문제 해결에 있어서 정부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와 논의, 협력이 필요하며 그래서 관심을 두게 되는 것이 환경거버넌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