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은석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안승재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함선유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홍백의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본 연구는 한국과 일본인 가족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인식 및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세대별·계층별로 비교하여 세대 갈등의 실재성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는 청년층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세대담론’으로 압축한 88만원 세대론과 사토리(さとり) 세대론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청년 세대의 문제가 이렇게 주목을 받은 이유는 문제의 원인이 사회 구조적 측면에 있다는 진단에 구성원 다수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후 지속되어온 고도성장기가 지나가고 저성장 사회로 접어들게 되면서 양국 모두 성장 둔화와 경기 침체,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이행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진행되면서 ‘안정적인 직장과 직위를 누리는 기성세대’와 ‘취업난과 저임금 에 내몰린 청년 세대’ 사이의 간극은 더 분명해졌다. 이러한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세대론’이 양국의 사회 갈등을 설명하는 주요한 단층선으로 언론과 연구자, 정치인들에 의해 재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세대 담론’은 여러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각 세대가 지닌 고유한 정체성(identity)을 파악하여 세대를 정의하는 작업은 상당한 통찰이 필요하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났다고 해서 무조건 특정 세대가 정립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회·문화적으로 어떠한 동질성을 특정 코호트가 가지고 있는지, 즉, 그 세대가 ‘실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 증이 필요하다. 또한, 어느 세대가 ‘더 받고/덜 받았는지’를 밝히려면 해당 연령 코호트(cohort) 별로 ‘생애주기’적인 평가가 필요한데, 이러한 분석은 자료상의 한계로 인해 정확히 이루어지기 어렵다. 더욱이, 가족 내에서 부모 세대로부터 자녀 세대로 이루어지는, 즉, 계보학적인 의미에서의 세대 간 사적이전을 고려 한다면 세대 간 불평등은 자본주의 사회가 내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계급·계층 간 불평등의 한 단면일 가능성이 크다(Attias-Donfut and Arber, 2002).